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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2024년 10월,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병원을 들락날락한 지도 몇 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다. 시간순으로 지금까지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인한 경험담을 기록해두려고 한다. 📝

처음엔 내게 호르몬 문제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 아니, 호르몬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동안 나타나는 증상들을 보면서도 각각을 다른 문제로만 생각했을 뿐이다.

내가 겪은 경험들이 모두 갑상선 호르몬 때문인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너무도 낯선 경험들이었기에 옛날 기억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려 한다.💭

처음 문제라고 느낀 건 허벅지였다. 🦵

호르몬으로 인한 문제인지 모르고 지나쳤던 다른 다양한 증상은 나중에 이야기하겠다. 😅 내가 내 몸에 특별히 큰 문제가 생기고 있구나라고 느낀 것은 허벅지 문제였다. 허벅지 증상은 확실하진 않은데, 2015년쯤에도 살짝 있었던 것 같다.🤔 당시엔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지만, 허벅지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있었다. 이는 천천히 그리고 아주 서서히 더 나빠져 갔다. 😥

처음엔 그냥 뜬금없이 허벅지에 힘이 빠지는 일이 종종 있었다. 특히 힘들었던 건 내리막길을 걷는 것이었다.⛰️ 오르막길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내리막길에서는 허벅지에 힘이 쑥 빠져서 앞으로 뒹굴 뻔 하기도 했다. 특히 등산을 해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내리막길을 내려갈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었다.😔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젠 더 규칙적으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아침에는 멀쩡했는데 오후 늦은 시간만 되면 허벅지가 힘을 잃어서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자 평지를 걷는데도 갑자기 허벅지에 힘이 빠져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처음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운동을 안 해서 허벅지에 힘이 빠지는 거라 여겼고, 그래서 저녁마다 걷기 운동을 했다.🚶‍♂️🚶‍♀️ 하지만 운동을 해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밤이 되면 허벅지에 힘을 줘도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다. 나중엔 평지에서 걷는데도 갑자기 허벅지에 힘이 빠져서 넘어지곤 했다. 이쯤 되면 내가 운동을 하든 안 하든 증상은 계속 악화되고 있었던 것 같다. 🤕

하지만 병원에 가게 된 건 허벅지 때문이 아니었다. 🏥

미련하게도 난 이때까지만 해도 병원을 갈 생각을 전혀 안 했다. 여전히 운동 부족이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이 내 왼쪽 안구가 튀어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엔 그럴 리가 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부인은 계속 같은 말을 했다.😕 그러다 문득 거울을 보니 정말로 왼쪽 눈이 튀어나와 있었다. 게다가 부인이 내가 자는 모습을 보더니 잠을 깨운다. 내가 밤에 잠을 잘 때 실눈을 뜨고 잔다는 것이다.😳 이렇게 눈을 살짝 뜬 상태로 잠을 자니 눈이 자꾸 시리고 불편했다. 이때 처음으로 병원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22년 5월, 집에서 가까운 안과에 갔다. 👨‍⚕️의사는 눈이 튀어나온 건 맞는데 안압은 정상이라며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다. 대신 눈을 완전히 감지 못해 노출되어 안구 표면에 상처가 많이 생겼으니 밤에는 안약을 넣고 평소에는 인공눈물을 자주 넣으라는 처방만 해줬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다. ⏳

하지만 눈은 점점 더 튀어나왔다. 😩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의사의 프로필을 검색해서 병원을 찾았다. 요즘은 의사들이 네이버 플레이스, 블로그, 홈페이지 중 적어도 하나는 운영을 해서 예전보다는 프로필 검색하기 쉬웠다. 이 의사가 잘하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 찾아낸 나는 서울대를 졸업한 안과 전문의를 찾아갔다. 2022년 11월 초였다. 그곳에서 의사는 내 눈을 보고 몇 가지 검사를 하더니 '갑상선'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진료의뢰서를 써줬다. 🏥

진료의뢰서에 적힌 상병명은 (좌측) 안구 돌출성 병태, 마른눈증후군, 상병분류는 H05.2, H04.11이었다.📄 대학병원의 안과 또는 내분비내과(갑상선 관련)에서 진료를 보라고 권유받았다. 그리고 의사선생님께선 내 눈이 좀 나아지기 전까진 수시로 인공눈물을 넣고, 잠을 잘 때는 처방받은 안과용 젤을 밤에 눈에 넣은 후 눈이 떠지지 않게 테이핑 또는 안대를 하고 자길 권했다.

이때 처음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는 말을 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료의뢰서에 '좌측 안구 돌출성 병태', '마른눈 증후군'이라는 상병명을 의심한다고 적혀 있었다. 의뢰서의 내용은 '좌안 안구 돌출에 대해 갑상선 이상 등 원인 파악 및 치료를 위해 의뢰드립니다...' 📄

호르몬이 눈과 몸 그리고 마음에 이렇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됐다.😲 몸이 이렇게 망가지기 시작하면 마음도 아파온다. 그리고 그제서야 내 몸에서 벌어졌던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이 갑상선 호르몬과 연결되었다는 걸 알았다. 🔗

이게 어쩔수없는 노화 현상이 아니라 나을 수 있는 병이란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치료를 해야겠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경험담 02에서 계속... 📝